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♤마시고♧사랑하고♬공부하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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프리C챌J직녀(@freechall)2013-10-28 08:58:59
일도 사랑도 LTE급 속도로 치러내는 요즘 사회에서 '낭만'은 이제 사치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. 어쩌면 박물관에서나 찾아야 할 소멸 중인 단어. 문학평론가인 김주연(72·사진)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'사라진 낭만의 아이러니'(서강대 출판부 펴냄)를 펴냈다. 70대 노 교수는 시대착오를 자처한 걸까.
"단순히 술 마시고 연애하자는 의미의 낭만이 아닙니다. 업적사회, 출세사회, 피로사회의 대안으로서 근본적 자성(自省)이 필요한 시대 아닙니까. 그 자성으로서의 낭만이죠."
김병익 김치수 김현과 함께 문학과지성사 4K로 불렸던 이 평론가의 전공은 독문학. 원래 독일문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낭만과 낭만주의, 그 확장으로서의 인문학, 계몽과 낭만의 힘 등을 특유의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. 절망 대신 유머를 말했던 노벨 문학상 작가 하인리히 뵐(1917~1985), 반어로 승리한 독일 작가 볼헤르트(1921~1947), 탁월한 유머 정신과 기법을 보여준 소설가 김유정(1908~1937) 등이 인용된다.
그는 "문명이 낭만을 죽였다"고 했다. 불필요한, 소용없는 어떤 것으로 팽개쳐 버렸다는 것이다. 하지만 낭만은 그런 '한가한' 것이 아니라는 것. 그리고 낭만을 인문학과 포갠다. 르네상스가 휴머니즘을 외쳤을 때, 그 '휴먼'한 인간은 웃고, 울고, 사랑하는 인간이라는 것. 또 18세기로 내려오면 "마시고, 사랑하고, 공부하자"로 대표되는 독일 낭만주의가 정치적·경제적 궁핍의 시대였던 당시의 독일을 구원했다는 것이다.
제목 '사라진 낭만의 아이러니'는 이런 의미다. 죽은 듯 보이는 낭만에 대한 동경이 반드시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현실 인식. '계몽의 시대'였던 근대가 휘청거리고 성과사회의 피로가 극심해지면서, 그 휘청거림과 피로가 '낭만'을 다시 불러오고 있다는 것이다. 그는 합리성과 계몽으로 대표되는 근대사회에 대한 경고로 독일 시 한 편을 인용했다.
'언젠가 원숭이 한 마리가 한밤중에 삼나무 숲에다 불을 질렀다./ 그리고 불이 환하게 타오르자/ 원숭이는 기뻐 어쩔 줄 몰랐다./ "형제들아, 이리 와서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좀 보게나,/ 나는, 나는 밤을 낮으로 바꾸어 놓았다네!"'
세상을 밝히는 대신 그가 살고 있는 숲에 불을 지른 원숭이에 대한 야유다.
김 교수는 "낭만의 핵심은 '낭만적 반어'라는 개념이고, 이것은 사물이나 현상을 끊임없이 새롭게 보자는 방법론"이라고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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